내 가장 오래된 기억
2011/04/08 22:16내 이야기
아마 가장 오래된 기억. 세 살 무렵, 그러니까 미국에서. 계단이 있는 2층집, 그리고 2층에서 자고 있었다.
한 밤중에 난 잠에서 깼다. 따스한 고요와 어둠이 자리한 2층과는 달리, 계단 밑에서는 노란 불빛이 스며들고 있었다.
불나방처럼 불빛에 홀려 계단으로 향했다. 내 키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을 계단을 한 칸 씩 힘겹게 내려갔다. 그러나 피로도 잡념도 없이, 그저 아래로 가고 싶다는 순수함만 가득했다.
1층에 가까워질수록 노란빛 너머에서 새어나오는 웃음소리가 더 선명해졌다. 여럿빛깔의 웃음소리를 서로 구분해낼 수 있게 될 즈음, 마침내 1층 바닥에 발 끝이 닿을 수 있었다.
한 손으로 벽을 기대고 서서 바라보았다. 먼 여정으로 이끈 노란 세상의 풍경. 그곳엔 올려다 보아야하는 식탁과, 둘러앉은 사람들과, 조곤조곤한 이야깃소리가 있었다.
그제야 어른들은 날 알아차렸고, 다 같이 내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 기억은 여기에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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