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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TL! 왜 진작 이러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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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까지, GSL(Global Starcraft2 Leage)은 정말 재미없었다. GSL open 시즌1부터 챙겨봤지만, 도저히 재밌다고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나야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를 실제로 플레이하는 유저기에 참조삼아 계속 보고는 있었다만, 흥분과 기대심보다는 의무감에 곰TV를 켜곤 했다. 그마저도 다 보기 귀찮아 내 주종족인 프로토스 경기와 유명한 명경기만 골라봤으니까.

GSL이 흥하지 못한, 그리고 현재 국내에서 스타2에 대한 관심이 급락하고 있는 이유는 사실 좀 많다. 게임 내 시스템의 문제도 한몫하고 있고, 밸런스의 애매함의 역할도 적지 않다.1 무엇보다 TV에서 경기를 볼 수가 없게 만드는 영감들의 공동체 케스파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팀 마크들

8개의 팀과 함께한 GSTL

그러나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따로 있었다. 정말 질리게 만드는 경기들! 나처럼 호의적으로 리그를 봐주는 사람조차 결국 경기를 챙겨보지 않게 만드는 그 마력은, 스타2가 하는 건 몰라도 보는 건 정말 재미없다.라는 말을 듣게 만들었다.

날빌과 올인도 하나의 중요한 전략이다. 물론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승전 경기에서 절묘하게 섞인 6못의 짜릿함을 탓할 생각은 정말 조금도 없다. 그러나 모든 판이 날빌, 그것도 매번 봐왔던 똑같은 날빌로 뒤덮이는 건 정말 짜증이 솟구쳤다.2 아니다. 날빌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느린 템포로 천천히 건물짓기 놀이만 하다가 한 번 뻥하고 싸운 뒤에 우루루 가서 싹슬고 GG를 받는 경기는 운영전이라고 해도 너무 재미없었다.

그런데 이건 뭔가? 2월달에 GSL 대신 진행된 GSTL은 같은 게임이 맞는지 의심될 정도로 스릴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매경기마다 손에 땀이 흐르고, GSL 코드S 토너먼트보다도 명경기들이 속출했다. 특히 결승전은 비할 데 없는 완벽한 환희를 선사했다. 대체 이런 드라마가 어떻게 각본 없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

GSTL이 이렇게 재미있었던 결정적 이유, 그 첫번째는 맵이라고 본다. GSL에서 참 고집스럽게도 레더맵만 썼던 것과 달리, 이번 GSTL에서는 기사도 연승전에서 시험해본 신맵들을 추가했다. 다른 표현으로 말하자면, 기존 블리자드 레더맵이 '완전' 재미없었다. 특히 전쟁초원이나 델타사분면 같은 맵은 보기만 해도 속이 메스꺼웠다. 아까 말했던 날빌천국과 역전 없는 일발 싸움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맵이었던 것이다. 지나치게 짧은 러시거리는, 작은 교전 하나 이겨놓고 바로 적진으로 진격해 승리를 따내게 만드는 주범이었다. 덕분에 경기 하나하나가 흐름이 있다기 보다는, 탁탁 끊어지는 단기전 밖에 없었고 매경기가 10분 내외로 끝나다보니 시청자도 맥이 빠졌던 거다.

new maps

새로운 맵에서의 전투는 정말 재미있었다

크레바스, 종착역, 십자포화, 탈다림 제단! 신맵들에서 속출하는 명경기들! 양 선수의 기세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스토리와 짜릿한 역전! 그야말로 소름 돋는 게임들은 '보다 큰 맵'이 얼마나 절실한지 분명하게 가르쳐줬다. 장기전이 많아지는 건 당연지사, 박력넘치는 전투는 보너스. 맵을 부숴버릴 것 같은 공성전차 부대와 숨쉴새 없이 밀어부치는 맹독충 떼3, 거기다 집정관에 모선까지! 특히나 프로토스 유저인 나에겐 그 형용할 수 없는 레이저의 향연들이 얼마나 감동적이었겠는가.

게다가 더 드라마틱했던 두번째 이유, 그건 연승 형식의 팀전이었다. 패자측이 맵과 선수를 지명해 전장에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은, 맵 밸런스를 오히려 전략에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테란에 유리하다고? 그럼 저쪽이 테란 선수가 아닐 때 써먹으면 되지! 이름뿐인 감독이 아닌, 정말 용병술이란 걸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여차할 땐 폭풍 같은 신예 선수의 올킬을 감상하는 예외성 또한 멋졌다.

특히 모든 경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결승전의 경우는, 마치 아케이드 게임에서 스테이지를 하나하나 깨나가 결국 막보스를 맞딱뜨리는 모습을 연상시켰다. 과감한 세레모니4와 도발과 적절히 어우러진, 팀원의 복수를 하는 듯한 연승 형식은 각 게임뿐 아니라, 전 세트를 아우르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마지막 임재덕 선수가 등장할 때의 그 위풍당당함을 어찌 설명할 수 있으랴.

임재덕

재덕신의 포쓰!

이번 GSTL에 아쉬움을 표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더 멋진 다음 리그를 기대하며 두가지만 언급하고 싶다. 첫째, 우리에게 팀플을 달라. 1:1도 당연히 재미있지만 프로게이머의 팀플을 기대하는 사람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둘째, 이 재미를 조금만 더 길게 만들어 달라. 솔직히 이번 나흘은 너무 짧았다. 이해는 간다. 팀이 별로 많지 않고, 토너먼트 형식이 아닌 리그전을 했을 때, 팀간 격차가 재미를 반감시킬 순 있다. 하지만 이 황홀경이 고작 나흘이라니 너무 슬프지 않은가.

이미 GSL은 짧지만 분명한 역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GSTL이 재밌었던 다른 큰 이유는 이미 기존 오픈과 경기들로 스타들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것도 스타1에 의지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별들을.5 정종현이 등장할 때 받았던 환호는 바로 그런 것을 말한다. 이 정도만 봐도 GSL은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라앉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정종현의 그 말도 안됐던 역전승처럼, 스타2 리그가 다시 비상하는 날을 팬으로서 절실히 고대하겠다. GSL 홧팅!

PS. 최종 경기에 테란이 없다니! 아싸~

  1. 사실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 많은 사람이 부정하겠지만, 난 지금 스타2의 문제에 종족끼리의 밸런스가 그렇게까지 큰 심각하다고 보지 않는다. 이상하게 스타2 유저들이 모이면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도 밸런스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지나치게 잦은 것 같다. 그보다는 맵에 문제가 있었고, 이번 GSTL에서 봤듯이, 맵 개선으로 충분히 극복할 문제라고 본다.
  2. 하지만 선수를 욕해선 안된다. 선수들은 이겨야한다! 이기기 위한 전략을 쓰고, 최선을 다해 승리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다. 특정 몇몇 선수에게 무서운 질타가 쏟아진 적이 있고,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다.
  3. 이건 사실 사쿠라스 고원의 경기였다. 그러나 넓의 맵이라는 면에서 궤를 같이한다고 본다.
  4. 결승전을 보신 분은 여기서 피식하실지도 모른다.^^
  5. 임요환, 이윤열 ㅠㅠ 나도 올드멤버가 망하길 원친 않는다. 박성준, 나도현, 박경락을 다시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2011/02/11 23:06 2011/02/11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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