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팬이 징징거린다
한 사흘 됐나? 원래 좀 시끄러운 편이었던 PC의 선풍기가 정말 시끄럽게 울어댔다. 이틀 전엔 케이스를 열어도 봤다. 컴퓨터 안에 팬이 한두 개도 아니고, 어느 것인지 확인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근데 이건 또 뭔지, 열자마자 바로 소음이 멎었다.
그래서 별 일 아니겠거니, 팬 하나에 선이라도 닿았었나보다 하며 다시 잘 지냈다. 그런데 오늘, 조용하던 이 녀석이 스타2를 켜자마자 또 울어대기 시작했다. 지난 번처럼 부서질 듯한 소리는 아니지만, 불안감을 느끼게 하기엔 충분했다. 지금 케이스를 열고 어딘지 확인하려 했으나, 아, 이럴 수가. PC가 책상과 책상 사이에 있는 터라 도저히 머리를 집어넣어 소음 추적이 불가능했다.
사실 이 녀석에게 애정이라 할 것은 그다지 남지 않았다. 여러 요인이 있겠다. 하나 집어보자면, 내가 살 때만 해도 평민은 넘던1 사양이, 슬슬 양민 레벨에서 허우적 대는 게 썩 맘에 들지 않았던 탓도 있달까. 고급은 아니지만 대충 쓸만한 케이스만 냅두고 싹 갈아치우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너댓 번은 들곤 한다.
그래도 지금 죽으면 좀 많이 곤란하다. 게다가 바꾸고 싶다는 거지 정말 바꾼다는 건 또 아니니까.
여지껏 잘 지내던 녀석이 갑자기 격한 반항기를 맞았나 보다. 와우하다 렉 걸릴 때마다 아우, 이 똥컴!!
이라고 소리질렀던 걸 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젠 컴퓨터까지 사춘기를 앓는 시대인가? 멋진 첨단의 21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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