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펜타포트 다녀왔습니다

그래요. 이제는 알아요. 절대 후기는 길게 쓰면 안 된다는 걸. 반드시 때려치고야 만다는 걸. 그래서 스피디하게 갈길 거에요.
작년에 개고생하고 티비에 불쌍한_대딩.avi로 장시간 출연한 뒤, 마음먹었지요. "다시는 캠핑따위 하지 않아!" 그런 거 없어요. 또 했어요. 힘들고 더럽고 다리는 모기에게 물려서 부어오른 건지 데코레이션인지 원래 빨간 살갗인데 간간히 살색이 보이는 병이 걸린 건지 분간이 힘들어졌어요. 미쳤지, 내가. 다시는 안 한다.
난 원래 축제는 축제로 즐겨요. 밴드의 실력을 알고 싶은 거라면 음악을 열심히 들었겠지만, 제 스타일 아니고 막귀라서 제대로 들어도 몰라요. 밴드 이름도 기억 안 나요. 난 그냥 슬램존 들어가서 핸드폰 진흙탕에 쳐박고 안경 깨먹고 이틀 전에 새로 산 티셔츠 걸레 만들 뿐이에요. 그러니 음악 리뷰는 바라지 마요.
그래도 몇 마디 덧붙이고 싶은 건 있어요.
그냥 지나가다가 세팅할 때 몇 초 듣고 영혼의 부르심에 응답해 바로 무대로 고고하게 만든 넘버원코리아는 아직 잊혀지지 않네요. 아저씨들 짱이에요. 열라 멋있어요. 밴드이름 촌스럽고 늙었고 그런 거 아무래도 상관 없는 거에요.
VASSLINE이랑 그 전에 한 '이름 너무 길어서 도저히 뇌용량이 받아들일 수 없던 일본밴드'. 완전 하드코어! 밴드도 하드코어, 관객은 그냥 미친 놈들. 관객을 오른쪽 왼쪽으로 갈라서 중간에 모세의 기적을 일으키더니 그 다음 순간, 모두가 전속력으로 반대로 달렷! 다음 순간은 상상에 맡긴다. 완전 내 스타일이야~ 고막 따위 찢으라고 있는 거다!
데이브레이크 열라 멋졌어요. 10cm였나? 노래 정말 재밌어요. kishidan이라는 일본밴드도 있었는데 우와, 이럴수가. 신기한 방법으로 모두를 미치게 했어요. 컨셉은 특공복이던데… 한국을 정말 좋아하는 건지, 원래 쇼맨십이 쩌는 건지, 돈 벌려는 가식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당연히 알 필요도 없었어요. 니들 최고야.
미안해요. 이름이 기억이 안 나요. 첫날 헤드라인 외국 밴드씨. 노래 좋은 건 인정하겠는데 중반까지 보컬씨가 시크한 표정으로 일관하길래 좀 짱났어요. 근데 나머지 멤버들을 시작으로 결국 분위기 좋아지더니 종국에는 공연시간을 한참 넘겨주셨죠. 아, 방금 제가 짱났었다고 했나요? 미안해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런 기억 바람에 날려버리고 미치도록 잘 놀았어요.
반대로 이름은 몰랐지만 이미 인상적인 뮤비로 알고 있던 LCD SOUNDSYSTEM. 미안해. 끝까지 맘에 안들었어, 니들은.
YB는 모두의 기대를 뒤엎고 일렉을 보여주셔서, 다른 때의 공연처럼 미치도록 놀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아 몇 마디로 끝내려고 했는데 결국 길어졌네요. 윤형빈이었나? 왕비호씨 밴드 분들도 재밌었다는 이야기 마지막으로 정말로 공연 이야기는 접을게요.
장화를 이마트에서 안 팔았어요. 그래서 결국 풀로 운동화로 놀았어요. 어리석었어요. 그래도 슬리퍼라도 가져가야했어요. 미친듯이 땅과 잔디와 비와 운동화의 경계를 허물었죠. 집으로 도저히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막날에 쪼리를 하나 질렀어요. 근데 이거 발 열라 아프고 그냥 짜증나. 곧 버리게 될 거 같아요.
예거 밤 맛있어요. 이상한 사이다 제로 칼로리라면서 공짜로 막 뿌리는데 열라 맛 없었어요. 한 모금 마시고 바닥에 버렸어요. 스프라이트 짱. 핫도그 맛있어요. 카스 짱이에요.
아, 삼일권이긴 했지만 삼일째는 못 보고 걍 왔어요. 아까워라. 암표로 팔 걸 그랬나. 저거 의외로 깔끔하게 잘 떼지던데. 왜 왔냐면, 낼 아침에 과외거든요. 돈은 벌고 살아야지요. 학교 수업이었으면 당연히 쨌지! 그렇구나. 이래서 내가 학점이 걸레구나.
전신 근육통 이거 어쩐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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