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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16강 가네?

난 16강 진출에 부정적이었다. 우리나라가 절대 약팀은 아니지만, 2002년 기적은 여러가지 변수가 잘 짜맞춰서 일어난 요행일 뿐이었으니까. 유명한 강팀도 떨어지곤 하는 16강에 그렇게 쉽게 올라갈 리는 없잖은가. 뭐 아무리 그래도 프랑스처럼 2회 연속으로 16강에서 떨어지는 일은 잘 없겠지만. 걔들은 이제 죽었다. 명복을 미리 빌어준다.

하지만 그것이랑 응원을 하느냐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다음 날 약속이 있었기에 정말 봐야하나 고민은 했었다. 하지만 결론은 이렇다 : 새벽에 안 자길 진심으로 잘했다. 16강 진출도 진출이거니와 경기 자체가 너무 재밌었다. 종료 휘슬이 울려 나이지리아와 2:2 비김이 확정되는 바로 그 순간까지도 내 똥줄은 열심히 타들어갔다. 너무 긴장해서 수명이 몇 년 줄어든 거 같긴 하지만 뭐 어떠리, 내 명까지 살런지도 모르는 세상인데. 서서히 사라지기보다는 불타 없어지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우리 경기도 경기였지만, 경기내내 요지부동이었던 아르헨vs그리스 전 점수가 더 간떨리게 만들었다. 감독은 여전히 마음은 현역인 슈퍼스타에, 메시라는 우주급 선수를 데리고 있으면서 0:0이 왜 그리 오래 갔던지. 설마 그리스가 1:0으로 이겨버리는 건 아닌지 불안해서 수전증 걸리는 줄 알았다.

다른 전문가들이 더 자세한 리뷰를 수도 없이 양산해 줄테니 난 자세히는 안 쓰련다. 음, 그래도 뭐 짧게 요약해 보자면…

박지성은 괜히 맨유가 아니었다. 박지성이 없는 대표팀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정말 상상만 해도 두렵다.
박주영은 끝까지 삽질만 하다가 팬들한테 묻히는 줄 알았더니, 예술 프리킥을 보여줘 겨우 살아났다.
이정수의 훼이킥, 헤딩슛. 운인지 뭔진 몰라도 어쨌든 현재 슈팅 성공률 100%다. 이정수나이퍼.
허정무는 용병술의 대가였다. 2:1로 토토에 실패할 것 같자, 금새 2:2를 만들어버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김남일은 허정무랑 토토 같이 샀다.
심판은 우리 편이었다.
나이지리아는 운도 없고 병신은 많고 참 슬펐을 것같다.
염기훈은 유니폼을 잘못 입었다. 염레기.

어쨌든 16강 진출. 대한민국 광폭화를 볼 수 있을 것인가?

2010/06/23 22:21 2010/06/2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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