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새벽 여섯 시
새벽 여섯 시. 상당히 오랜만에 깬 채로 마주하는 시각이다. 개강 후부터 바른 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했기에 비록 늘 목표 시간인 한 시 반에 자지는 못했어도 세 시를 넘기는 경우는 드물었다.
열두 시 즈음에 집에 돌아올 때만 해도 과외 수업을 너무 많이 해서 힘들어 일찍 쉬고 싶었다. 그런데 대체 뭘 했는지 별 생각 없이 시간이 흘러 벌써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이 하나 둘 생길 시각이 되었다. 정신이 흐리멍텅하고 눈꺼풀의 움직임에 둔탁함이 느껴지며 전신의 근육에 탄력이 줄어들어가는 느낌. 밤을 새고 마주하는 새벽의 기운이 느껴진다.
새벽 네 시 무렵까진 딱히 한 것 없이 와우(WoW)를 켰다가 끄며 시간을 죽였고, 그 무렵부터는 블로그를 켜서 글을 썼다. 졸리면 생각이 체계적으로 샤샤삭 정리가 안 되고 쓸데 없이 문체가 딱딱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도저히 글이 끝이 나지를 않더라. 아메바마냥 한 없이 증식해 길어지는 글을 다시 보고는 그냥 비공개로 저장해두었다. 이래선 도저히 완성된 글로 짜낼 수 없을 것 같기에.
무기력하다. 이렇게 늦게 잠에 들었다간 다음 날도 오전 시간을 전부 취침으로 날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잘 마음이 쉽게 들지 않는다. 깨어 있는 시간이 너무 짧아 슬프다. 하루에 다섯 시간만 자도 멀쩡하다는 사람이 진심으로 부러워진다. 대체 어떻게 하면 그런 습관을 들일 수 있을까?
창밖이 서서히 밝아온다. 내가 자든지 말든지 해는 지구 주위를 부지런히 뱅뱅 돈다. 정 멈춰주기 싫다는데, 내가 붙잡을 방법은 없다. 그래서 다들 억지로 삶을 해에 끼워맞추며 산다. 당연하지만, 나도 그래야하는데. 아, 지금 정말 뭐하고 있는 건지.
밤이 깊어지면 생각이 많아지고 해야할 것만 같은 일도 늘어난다. 다음 날 아침에 깨서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만 들었다가 사라진다. 할 게 없어지면 찾아야할 것 같고, 결국 찾아낸 일이 끝나면 다른 것을 찾는다. 없는 게 없다는 인터넷이 눈 앞에 펼쳐져 있는데 할 것을 찾으면 당연히 뭐라도 찾아지기 마련이니 결국 잘 수가 없다.
아놔, 이제 정말 그만 써야지. 정줄 놓고 글 쓰던 거 접고 짧게 하나 쓰고 자려고 했더니 이거 또 세포분열 하고 있네. 똑같은 소리 또 하고, 또하고… 이러다 또 새겠네. 일단 자야겠다. 이미 자도 샌 것이랑 진배없는 시간인 것 같긴 하지만.
아우, 정말이지 좀 일찍 자자,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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