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는 없다
과감하게 불필요한 부분을 날려버리고 정리해봤다.
일명 '개독'1들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을 싫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을 귀찮게 하기 때문이다. 적당히 사람 많은 지하철에 타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안 그래도 비좁은데 한 사람이 옆칸에서 건너오더니 시끄러운 목소리로 외친다. 예수님을 믿으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옥불에 떨어져 고통받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받을 수 있습니다!
듣고 보니 저주인지 아닌지조차 파악하기 힘들다. 내가 지옥불에 떨어진다는데 유쾌할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든지 말든지 개신교의 힘은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막강하다. 어느 대학을 가도 기독교 동아리 없는 곳은 없고, 길 가는 사람 대충 집으면 높은 확률로 교회다닌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렇다. 개신교는 일명 주류 종교다. 믿는 사람이 많고, 그 중 사회 권력가의 수도 상당하다. 그래서 다들 개신교의 마구잡이성 포교와 배타성에 대해서는 한 마디씩 하면서도 정작 사이비 종교라고는 부르지 않는 것이다.
만약 처음 듣는 종교가 저런 식의 포교활동을 했다면? 일단은 절대다수가 비웃는다. 교리 자체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떤 범죄조직이 관련되었나부터 의심한다. 교인들은 일단 한심하게 본다. 그게 아니라면 저런 선량한 사람들을 속이는 교주의 악독함에 슬퍼한다. 반응의 차이를 인지했으면 한다. 화가 나는 것과 비웃는 건 명백히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개신교의 교리에 대해서는 '그럴지도 모르지만…'으로 말을 시작하지만 신흥 종교나 사이비 종교의 경우는 일단 틀렸다고 생각한 뒤에 비윤리적 행동을 하진 않는지 찾으려한다. 제대로 된 종교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내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건데,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종교 중, 무시해도 별다른 피해가 돌아오지 않는 종교를 사이비 종교라고 부른다. 그 교리의 옳고 그름이나 종교의 위법 행위 여부에 따라 판단하지도 않는다. 그냥 자기 마음에 드냐 안 드냐의 문제일 뿐이다. 자살은 왠진 모르겠지만 일단 나쁜 일인 것 같기는 한데, 단체로 자살을 한다니 이상하니까 사이비 종교이고, 집단 성교를 하는 것은 생각할수록 비위 나빠지고 괴팍한 짓 같으니까 사이비 종교라는 식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개신교의 경우는 쉽게 무시할 수가 없다. 분명 하는 짓은 마음에 안 들고 짜증나지만, 대놓고 무시했다간 주변에 산개해있는 수많은 개신교인의 표적이 되어 미움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사이비가 아니다. 만약 개신교 식의 포교를 하는 종교가 있는데, 그 이름이 생소하다면 당연히 망설이지 않고 사이비 종교라 부를 것이다. 왜냐고? 거슬리니깐!
종교를 분류할 때, 교리의 논리성 여부는 사실 크게 의미가 없다.2 어차피 신자들은 종교가 논리적이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다. 종교 지도층은 바보들의 모임이 아니다. 세월이 지나면 당연히 어떤 종교든 그럴듯한 역사적 이유와 각종 신비한 현상, 체계적인 교리를 갖추게 되기 마련이다. 오래되었다고 진짜 종교 취급을 받는 건 아무래도 이상하다. 그럼 예수가 살아있을 때는 예수는 사이비 종교 교주였다는 말인가?
종교적 편견을 지우고 생각해보자. 사람이 십자가에 매달려 죽고 삼 일 후에 무덤에서 일어나 옷을 챙기고 무덤밖으로 나갔다는 이야기와, 집단 음독 자살을 하고 축복을 받으면 부활에 이를 수 있다는 이야기 중 어떤 것이 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가? 논할 가치도 없다. 그냥 둘 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어떻게 죽었던 사람이 살아날 수 있는가? 예수의 부활에 덜 이질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정말 그게 그럴듯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냥 어릴 때부터 무수히 들어 익숙해졌을 뿐.
사이비 종교는 없다. 어차피 대부분의 종교는 타 종교의 교리를 부정한다. 그들 중 누구 하나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면 다른 모두는 거짓인 셈이다. 그런 와중에 어떤 종교는 진짜 종교고, 어떤 종교는 사이비 종교라고 나누는 일이 가능할 리가 없다. 똑같이 없는 일을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뻥이 큰지 작은지, 기분 나쁜지 좋은지가 무슨 상관인가? 같은 이유로 한 종교의 신자에겐 다른 종교와 무신론자는 전부 하나같이 거짓말쟁이일 뿐이어야한다.
무교라고 스스로 말하면서도 더 옳은 소리를 하는 종교를 골라내는 사람들이 있다. 틀렸다. 그냥 그 종교가 하는 행동의 일부분이 마음에 들 뿐이다. 귀신이나 내세를 믿지 않는다면, 기독교는 거짓말이지만 불교는 진리가 녹아있는 것 같아.
같은 말은 관둬라. 개신교를 믿는다면서 불교는 괜찮지만 증산도는 거짓말쟁이라고 하지 말라.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만 이 케이크는 맛있으니까 먹어도 돼.-바로 체중 조절 실패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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