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 CS4를 구하고 있는 내 처량한 모습
우린 날강도다
프로그램은 정품을 사용해야한다!
몇번을 다시 생각해도 백번 옳은 말이다.
왜 창세기전 같은 게임을 다시 볼 수 없는가? 손노리의 센스를 맛볼 수 없는가? 다 저 빌어먹을 INTERNET 때문이다. 10%, 20%, 30%… 올라가는 다운로드 바에서 게임의 가치는 고작 그 용량만큼밖에 되지 않는다. 개발자에겐 아무 것도 돌아가는 게 없고 리뷰나 추천글은 늘어나는데 회사는 망한다.
우린 도둑질을 하고 있다.1
뭘 더 변명할 것인가? 영화를 다운받고 음원을 다운받고 SW(Software, 프로그램)를 다운받는 우리 모습은 문방구에서 펜을 주머니에 쓱 집어넣는 초등학생의 도벽과 다를 바가 없다.
난 또 강도짓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난 또 포토샵CS4를 구하고 있다. 진짜 답이 안 나오는 소프트웨어다. 학생이고 뭐고 할인해줄 생각은 추호도 안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현재 정품 가격이 $700 정도다.) 물론 이해한다. 어도브사는 포토샵을 깎아줄 조금의 이유도 없다. 개인 사용자 따위 안 사도 기업한테 어마어마하게 벌어먹을테니까.
문제는 이 프로그램이 너무너무 잘나서, 일단 썼다간 다른 프로그램으로 눈을 낮추는 게 너무 힘들다는 것. 학교에서 써봤든, 너도나도 불법으로 받길래 개념 없이 받아서 썼든, 이미 대치프로그램 따위 눈에 차지 않게 되어버린다. 난 GIMP를 포토샵 대신 쓸 수 있다는 주장에 굉장히 회의적이다.
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변명이 되진 않는다.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가책이 심하다.
SW는 생각보다 싸다
SW는 싸다. 적어도 생각보다 안 비싸다. 포토샵이나 윈도 같은 거야 미친 듯이 비싸지만 그건 걔들이 반독점상태라서 그렇고, 보통 5만 원 이하의 좋은 SW들이 많다. 아무 생각 없이 crack이나 찾고 있는 SW들의 정품 가격을 한 번 알아보라. 이 정도밖에 안 하면 그냥 살 걸.
이라는 생각이 드는 SW가 꽤 많다.
더군다나 대학생이라면 학교에서 대출해주는 SW들도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 라이센스를 구입하지 않았더라도 대학생 할인가로 판매하는 SW들이 꽤나 많다. 약간의 투자만 하면 얼마든지 떳떳하게 권리를 누릴 수 있다.
나도 정품 라이센스가 있는 SW들이 (당연히) 있지만,2 그 SW가 내 컴퓨터에 깔린 모든 SW가 아니라는 사실이 날 끊임없이 괴롭힌다. 몇 번을 가게에서 물건을 샀든지 한 번 도둑질하면 그냥 도둑인 거니까.
적어도 5만 원 이하의 SW는 사려고 하고, 아니면 애초에 상용 소프트웨어가 아닌 좋은 프리웨어를 찾기는 한다. 실제로 과거 개념 없던 시절3에 비하면야, 내가 불법으로 쓰고 있는 소프트웨어 숫자는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포토샵은 아무리 자금이 넉넉해도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알 사람은 알겠지만 내가 요즘 식비도 모자르다. 아껴쓰는 정도가 아니라 눈물나게 가난하다. 그러면 못 쓰는 거지!
라고 내 마음 속 이성이 외치고 있지만 메아리로 사라져간다.
위선자
내가 봐도 웃기는 글이다. 도둑질하지마! 아, 근데 난 할래.
가 요지네.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내가 다음에 돌아봤을 때 쪽팔려하고 반성할 수 있도록 남겨둔다. 그 때는 제발 돈 좀 벌어서 다 사서 쓰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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