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터스쿨을 학교 축제에서 봤는데…
오늘은 우리 학교 축제날이었다. 가을 학기 축제는 굉장히 조용했는데, 뭐 낮 동안은 별 다른 일 없었고 저녁에 행사를 좀 한 정도랄까? 다른 이야기는 별로 할 게 없고, 마지막 피날레로 공연을 온 에프터스쿨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한다.
두 명인가 빠지고 네 명이 왔다.(유이는 왔고 나머지는 뭐 알지를 못하니) 무대에 올라오는 순간 느낀 건, 아, 몸매 잘 빠졌네.
얼굴은 내 시력 탓에 잘 보이지 않는데 스크린으로 봐도 역시 연예인답게 예쁘긴 한 것 같았다.
음, 보니 옷도 화려하고 몸매도 괜찮은 것이… 얘들이 직업이 아마, 모델이었던가?
긍정적인 평을 하기 싫어지는 공연이었다. 무엇보다 신인이라 그런지 몰라도 전혀 무대 장악력이 없었다. 올라오는데 그냥 올라오는갑다 싶었고, 춤을 추는데 그냥 그런갑다 싶었다. 예쁜 사람 네 명 뽑아서 장기자랑하는 느낌이랄까?
앞 두 곡은 립싱크였고, 마지막에 디바를 라이브로 불렀는데 호응이 좀 민망할 정도로 적었다. 다들 노래를 모를 리도 없는데 따라부르는 사람도 적었다. 노래를 딱히 못한 건 아니었는데.
물론 호응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연예인을 본다는 것 자체가 원래 묘한 흥분감을 일게 하니까. 게다가 에프터스쿨은 나름 유명하니까. 일부 소리쳐 환영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솔직히 그게 멋진 공연 때문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걸그룹들을 썩 좋아하지 않는 건 물론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딱히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옛날엔 조금 있었을지 모르는 편견도 하도 많이 보다보니 무뎌져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음악의 장르가 무엇이든, 가수의 성별이 무엇이든 스타가 가져야할 그 무언가는 명확하지 않은가. 무대에 오르는 그 순간부터 관객들의 혼을 휘어잡아 최면에라도 걸린듯이 자신에게 빠지게 만드는 힘. 단순히 유명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생기지 않는 포스.
서울에 올라온 뒤로 맨 눈으로 연예인들을 보는 일이 잦아졌다. 재학생 중 유명 연예인이 두 명 있기도 하고, 학교 축제에도 많이
왔고, 공연을 본 것도 있고 다양하게 서울 사니까 연예인 볼 일 꽤 있더라. 그리고 진짜 있더라. 무대에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걸어올라오기만 해도 후광이 비춰지는 괴물들이. 그들을 보며 아, 스타란 저런 사람들을 말하는구나.
라고 마음으로 느꼈다.
사실 이번 공연이 불리한 조건이었다는 건 당연한 말씀이다. 이번 축제가 규모가 크지 않아 노천극장에 사람도 별로 없기도 했고, 무대 자체가 좀 촌스럽기도 하더라. 하지만 이 학교가 남자가 더 많은 남성 대세의 학교라는 것1도 사실이고 딴 것보다 에프터스쿨 무대를 보기 위해 찾아온 사람의 비율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어느 슈퍼스타가 무대를 가린단 말인가?
나이가 문제인지, 경험이 문제인지, 실력이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 신인이니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지독한 악평에 살짝 미안함을 느끼며, 성장을 지켜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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