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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없다는 소리 듣는 김연아 선수

아, 이럼 안 되는 거 사실 잘 안다. 네이버 지식인에 기생하는 찌질이들이 던진 떡밥에 낚여선 안 되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의외로 착각하는 우민들이 많길래 제발 한 명이라도 보고 생각을 바로했으면 하고 글을 남긴다.1

독일 해설의 김연아

dc 김연아갤 펌

김연아가 광고를 찍어대는 모습이 돈에 환장한 것 같아서 마음에 안 든다는 의견이 있다. 어떤 소린지 대충 알겠다. 이해도 간다. 다분히 질투심이 섞여있는 의견이지만 그래도 근거가 진지하게 한 번 쯤 들어줄만 하다.(두 번은 좀 무리다.)

  • 운동 선수면 운동 선수 답게 광고 찍을 시간에 연습이나 해라
  • 삼성은 쓰레기 기업이다. 왜 삼성 앞잡이 노릇을 하는가
  • 스스로 연예인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본분에 충실하라.

"CF는 연예인이나 찍는 거니까 오디션을 봐서 연예인도 하고 운동 선수도 하세요."라는 충격적인 댓글도 있었지만 순수한 초등학생의 개인적인 희망사항이라고 생각하고 짓밟지는 않겠다.

일단 짚고 넘어가자. 누구나 돈을 벌려고 노력하며 산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돈을 버는 데 사용하는 것은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다. 누구도 책망할 수 없다.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는 능력을 있는 것처럼 사용하거나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행위로 돈을 번 경우가 되겠다. 김연아 선수가 이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김연아 선수처럼 국가적 스타인 경우, 김연아 선수의 경기 성과 하나하나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평소에도 많은 관심을 받는다. 개인이 다른 사람의 기대에 반드시 부응해야한다는 법은 없지만 이 정도가 되면 최선을 다할 필요는 있겠다. 운동 선수의 본분이라는 말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늘 빙판 위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 되지는 않는다. 기억이 흐릿하지만 김연아 선수가 하루에 연습을 하는 시간이 6시간 정도 된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 운동 선수에게 중요한 것은 무식한 연습이 아니다. 잘 짜여진 스케줄과 지속적인 컨디션 관리, 적당한 연습이 뒷받침되어야 좋은 성적이 나온다. 그래도 이 말은 광고를 찍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의견에 직접적으로 반박할 만한 근거는 되지 못한다. 광고를 찍는 것이 컨디션 관리라고 하기는 힘들지 않는가.

김연아 선수는 운동 선수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마치 고등학생이 고등학생이기만 한 것이 아닌 것과 같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의미를 두어야하고 학습을 소홀히하지 말아야한다. 그렇게 24시간을 수학 공식과 영어 단어만 생각하며 고등학교 3학년을 보냈다고 하자. 다른 사람은 어떻게 평가할 지 몰라도 난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건 멍청한 짓이라고. 대체 그 소중한 고등학교 시절을 그렇게 어이 없이 허비할 수 있단 말인가.2

김연아 선수는 일단 인간이고 그 다음이 운동 선수이며 조금일지라도 대학생이기도 하다. 쉴 수도 있고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돈을 더 벌어 원하는 물건을 살 수도 있다. 피겨 스케이팅이 워낙 돈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이라 훈련비로도 많이 나가고 후배 선수들을 지원하는 데도 돈을 쓰면서 다른 곳에 기부까지 한다고 하니 그게 대단할 뿐이다. 이제 막 20대가 되지 않았는가. 다양한 경험도 해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보기도 해야하는 시기다. 그게 다 모여서 정신적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만큼 연기에도 깊이가 묻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yu-na사랑님의 김연아 선수 사진

DC인사이드 김연아갤 Yu-na사랑님 사진

수험생은 왕이다. 적어도 이 대한민국에서는 그렇다. 왕 대접을 받다보니 자기는 정말로 어떤 생각을 해도 어떤 말을 해도 괜찮은 줄 안다. 김연아가 고려대를 발로 들어갔다. 체대 입시하는 친구가 죽을 동 살 동 공부하고 운동하는 데 김연아는 왜 특별대우냐는 말도 있다. 문근영 성대들어가듯이3 들어가서 온갖 총장의 에스코트를 받는 모습이 아니꼽다는 것이다.

수험생의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이라고 본인들이 묘사한다. 어린 나이, 대학지상주의의 대한민국, 복잡한 입시, 단순한 생활 등 여러가지 요인이 겹쳐서 그렇게들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4 그래서 주변에도 괜히 삐딱한 시선을 던지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좀처럼 수정하려고 들지도 않는다. 그래서 저런 말을 하는 학생들이 꽤나 많아진다.

아무리 시간이 없고 바쁘셔도 제발 한 번만 더 생각해보자. 머리 좋은 놈이 수능 대충 쳐서 인서울했는데 난 주경야독해서 4년제 대학을 겨우 갔다. 그럼 그 평가는 옳지 못한 것인가?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세상에 어떤 평가가 의미가 있을까? 온갖 세계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고 현재 ISU 랭킹 2위인 김연아가 죽을 동 살 동 공부하고 운동하는 친구보다 쉽게 고려대를 들어간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 가는가? 세계 랭킹 (당시)3위의 운동 선수를 대학에 입학시키는 데 수능을 꼭 봐야한다고 본다면 그건 아직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단순한 질투에서 나온 반발심이란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원래 살다보면 엄친아는 그냥 나쁜 놈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왜 저 녀석은 1시간만에 100행이 넘는 시를 줄줄 욀 수 있고 나는 3일이 꼬박 걸리는지. 정말 하늘이 밉고 땅이 미워진다. 원래 다 사람마다 능력이 다르고 잘 하는 것과 못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야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어도 순간 잊기 쉽다. 좀 더 빨리 기억을 되새기도록 노력하자. (긍정적인 노력으로도 발전되지 않는)스스로에게도 모순된 질투는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연아 선수에 관련된 글 중에서 가장 차분한 마음으로 쓴 글이다. 사실 "인간 초월체가 초월체답게 산다는데 뭔 상관야?!"라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이건 전혀 설득도 설명도 되지 않으므로 객관적인 관점에서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단순한 질투나 순간적인 마음으로 있지도 않던 감정을 억지로 만들어내어 자신을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이 글을 읽는 사람은 (그러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그러지 않도록 노력해주었으면한다.

  1. 사실 물리 공부하다가 괜히 김연아 검색하다 괜히 열 받아서 괜히 글 쓰는 거다.-_-;
  2. 논란의 소지가 있는 말이다. 예외를 적겠다. 본인이 공부하는 것을 특별히 좋아해서 입시와 상관없이 빠져있었던 경우나 집안 사정을 떠안고 책임감으로 노력한 경우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3. 문근영이 실력으로 들어갔는지 난 잘 모른다. 그냥 그 사람이 그렇게 써 놨더라.
  4. 이런 말투의 사용 원인은 간단하다. 난 별로 안 그랬기 때문이다. 대학생 생활보다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지냈지만 절대 그 때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수험생 시절에 충분히 노력했다고 하기도 힘들지만 다른 사람이 그렇게나 힘들게 느끼는 것은 단순히 인생의 첫 클라이막스이기 때문 아닌가. 처음은 원래 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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