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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은 하나입니다

한 마디도 않고 넘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덥고 짜증나서 공부하기 싫어진 김에 몇 자 적겠다. 일본에서는 음모론이 대세인 것 같지만 난 자살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그래서 자살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잇겠다.

내 생각은 납득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한 명, 한 명 얼굴을 맞대고 설명한다면 알아주는 사람이 분명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마는 글은 표정이 없기에 쉽지가 않다. 내가 쓰는 글자 하나하나에 혼을 담아낼 능력이 없고 담아내고픈 혼 조차도 그 깊이가 얕기 때문이다.

난 죽음을 애도하지 않는다. 삶과 죽음은 하나라고 했던 사람의 죽음을 굳이 슬퍼할 까닭이 있겠는가. 그도 거짓말도 좀 했을테고 말을 삼킨 적도 많았을 터다. 그럼에도 내가 본 정치인들 중에 가장 솔직하게 보이는 것은 그저 내 착각만은 아닐 것이다. 요령 없이 솔직했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일테지만 그래서야말로 마지막에 남긴 저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여야하지 않을까.

바로 앞 일은 보기 쉬운 경우가 많다. 서거 소식을 듣자마자 조선일보 기사의 댓글들이 눈에 훤했다. 죽을 사람 잘 죽었다며 키득대고 있겠지. 그보다는 조금 개념이 있는 사람들은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워낙 대세가 대세인 탓에 입 다물고 있겠지. 그래도 구글 코리아를 포함한 메이저 포털들과 검색 엔진들이 모두 메인 페이지를 바꾼 것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랄까.

노무현이 자살해야한다고 말했던 교수를 욕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졸지에 배 떨어진 나무에서 날아간 까마귀가 된 그는 수많은 욕설을 감내해야할 것이다. 난 그 교수를 잘 모르지만 욕하는 사람들은 잘 안다. 적반하장. 누가 조금만 잘못을 해도 인터넷에 목을 매달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던 사람들이 대체 뭐가 잘났다고 그 교수를 욕하는가? 너희들 중 죄가 없는 자, 돌을 던져라.

시기라는 게 있다고들 한다. 지금은 애도하고 슬퍼해야할 때지 자살인지 타살인지 입방아를 찧고 잘 죽었는지 못 죽었는지 싸울 때가 아니라고들 한다. 하지만 감히 말하겠다. 그냥 니들은 아무 것도 듣기 싫은 거다. 이것 저것 따질 때가 아니라고 해놓고는 이명박이 어쩌고 엄한 사람을 쥐어 박고 있다. 당신들은 따지면서 다른 사람은 따지지 말라는 것. 그냥 감정에 취해 자기 하고픈 말만 하고 듣고픈 말만 듣는 주정뱅이와 다를 바가 없다.

아프겠지만 분명히 말하겠다. 자살의 원인은 그 자신에게만 있다. 인터넷이 없던 시기에도 '악플'은 많았다. 다만 한데 모이기 힘들었을 뿐. 뻔히 있던 것을 알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외면하거나 애써 피하다가 눈 앞에 나타났다고 무서워 벌벌 떠는 것일 뿐이다.

지금은 뭐하는지 모르지만 예전에 고이즈미 전 총리도 참 욕 많이 먹었다. 그러다 고이즈미가 자살했으면 우린 "아하하 잘 죽었다!"라고 했겠지? 정말 나쁜 놈이기 때문에 동정할 이유가 없다고? 일본 사람들도 다 그렇게 말하던가? 일본 지지자들은 한국의 빌어먹을 놈들이 총리를 죽였다고 생각하겠지. 그 생각이 납득이 가는가?

아까 이명박을 엄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 말에 반감을 가질 사람이 많을 것이다. 옆 집에서 도둑질한 놈은 다른 집에서 도둑질 당한 것을 책임져야하나? 왜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더 크게 보고 보기 싫은 부분은 줄이려고 환장하는가? 그냥 이명박이 평소에 싫었던 것일 뿐이라고 말하라.

사람이 죽었으니 일단 슬퍼해야할 것은 사람의 도리이고, 슬퍼한 후에 최대한 빨리 그 잘잘못과 앞뒤를 따져봐야하는 것은 현대 사회 구성원의 도리이다. 더럽고 치사해도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속고 속이는 사회에서 어떻게든 정줄을 유지하려고 발악하는 중 아니던가. 어떻게든 노무현이 비리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증거만 찾기에 급급한 민중들이 참 안쓰러워 보인다. 그 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저 자신의 감정을 합리화하고 싶을 뿐 아닌가.

자기 생각은 되씹어보지 않고 툭툭 뱉으면서 다른 사람의 가래는 곱게 보아 넘기지 못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위선자라고들 부른다. 피드백은 거부하나 아부는 받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다. 보이지 않는 '태클 사절'1을 글 밑에 적어놓은 사람이 너무 많다. 지금이 시시비비를 가릴 때가 아니라고 진정 생각한다면 그대부터 그 입을 다물라.

2009/05/25 21:10 2009/05/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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