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 성씨 이야기
2009/04/01 22:24세상 보기
'천방지축마골피'라는 말이 있다. 외우기 쉽게 만든 말이고 사실은 '천방지추마고피'이다. 이 일곱 성씨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천민 성씨라는 뜻이다. 아직도 간간히 귀에 들리는 것으로 보아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핏줄이 그렇게나 신경쓰이나 보다.
난 길을 가다가 모르는 사람과 말이 붙는 일이 잦은 편이다. 내 성격 탓도 있겠고 잡아먹을듯 험악하게는 생기지 않은 외모 탓도 있으리라. 어찌되었든 떠들다 보면 일단 제일 먼저 나오는 이야기는 출신지 이야기다. 내가 나이가 어리기에 대게는 별 부담을 갖지 않고 이름까지도 묻는다. 그리고 내가 성씨를 말하면 나이가 좀 있는 어른들은 "양반 명문가 집안이로구만~ 허허허"라는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물론 듣기 좋으라고 덕담 삼아 해준 말인 건 알기에 그냥 감사히 받지만, 마음이 그저 편하진 않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저 '천방지축마골피'가 자기 성씨를 말했을 때 얕잡아 보는 사람 또한 그만큼 많다는 소리가 아닌가.
아이가 어른이 되면 많은 것이 바뀐다. 생각하는 법도 행동하는 법도 바뀐다. 난 바뀐다고 했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하다거나 어느 쪽이 못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어른이 되면 그 만큼 얻는 지식이 많고 노련해진다. 하지만 그 지식을 얻은 만큼 생각이 닫힌다. 보통 머리가 꽉 막힌 사람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가.
머리가 아직 뚫린 사람이라면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이야기를 좀 하겠다. 머리가 막힌 것이 죄는 아니니 설명을 좀 하고자 함이다.
우리나라의 근대화는 매우 급했다. 조선 말기를 비롯, 일제시대, 독립 후까지도 피비린내가 전국에 끊일 줄을 몰랐다.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산 사람이 죽는 시대였다. 그 속에서 중요한 건 내 몸뚱이이지 이름 석 자 따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름이 중요한 사람들이 있었는지 졸부들은 족보를 사기 바빴고 결국 대충 우리나라 전체 족보가 잡혀갈 시점엔 양반이 태반이었다.
왕족 참 많은 나라다. 양반도 참 더럽게 많다. 대체 조선 시대에는 무슨 돈으로 이 나라가 돌아갔을까. 계급 사회는 모름지기 피라미드 형태여야 잘 굴러가는 법이다. 아랫것들이 많아야 사지 돌려가며 사방에서 돈을 퍼올 것 아닌가.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쌍놈 성이라는 것도 웃기는 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에 종들이 성씨를 가지고 있었기는 만무한 데다가 어느 멍청이가 알아서 천한 성씨를 골라잡는단 말인가. 만약 정말로 천한 성씨라는 게 있다면 그 많던 난리통 중 한 번만 기회를 잡아 성 갈아치울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을 터.
왕조가 바뀔 때마다 귀족들은 피갈이를 했다. 귀족이었던 놈은 천민이 되고 천민이었던 놈은 귀족이 되었다. 왕족은 성을 갈고 구석에 찌그러져 나무를 열심히 패야 했고 어쩌다가 칼 좀 휘두른 머슴은 벼슬 받고 개국 공신이 되었다.
조선 왕조가 끝나고 이제 대한민국이 되었다. 그럼 이제 또 피갈이를 해야할 때인가? 돈 있는 사람이 장땡인 시대다. 사람이 돈가방 보다는 무거운 이상 한두푼 차이난다고 양반 상놈 놀이를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복잡하게 줄줄 늘어놓지 말고 그만 정리를 할까 한다. 자신이 양반 성씨라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이 애처롭게도 아직 너무 많다. 적어도 천민 성이라고 무시하는 사람은 꽤 된다. 이제 그만 주제파악 좀 하기 바란다. 그 핏줄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치고, 대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조상님이 진짜 양반인 사람이 그 중 대체 얼마나 된단 말인가?
성이 마씨든 고씨든 제발 신경 쓰지 말자. 인간이 돈보다 중요하다고 외쳐대는 주제에, 인간이 글자 한두자보다 못하다고 하고 싶지 않다면.
난 길을 가다가 모르는 사람과 말이 붙는 일이 잦은 편이다. 내 성격 탓도 있겠고 잡아먹을듯 험악하게는 생기지 않은 외모 탓도 있으리라. 어찌되었든 떠들다 보면 일단 제일 먼저 나오는 이야기는 출신지 이야기다. 내가 나이가 어리기에 대게는 별 부담을 갖지 않고 이름까지도 묻는다. 그리고 내가 성씨를 말하면 나이가 좀 있는 어른들은 "양반 명문가 집안이로구만~ 허허허"라는 반응을 보이기 일쑤다.
물론 듣기 좋으라고 덕담 삼아 해준 말인 건 알기에 그냥 감사히 받지만, 마음이 그저 편하진 않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저 '천방지축마골피'가 자기 성씨를 말했을 때 얕잡아 보는 사람 또한 그만큼 많다는 소리가 아닌가.
아이가 어른이 되면 많은 것이 바뀐다. 생각하는 법도 행동하는 법도 바뀐다. 난 바뀐다고 했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하다거나 어느 쪽이 못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어른이 되면 그 만큼 얻는 지식이 많고 노련해진다. 하지만 그 지식을 얻은 만큼 생각이 닫힌다. 보통 머리가 꽉 막힌 사람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가.
머리가 아직 뚫린 사람이라면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이야기를 좀 하겠다. 머리가 막힌 것이 죄는 아니니 설명을 좀 하고자 함이다.
우리나라의 근대화는 매우 급했다. 조선 말기를 비롯, 일제시대, 독립 후까지도 피비린내가 전국에 끊일 줄을 몰랐다.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산 사람이 죽는 시대였다. 그 속에서 중요한 건 내 몸뚱이이지 이름 석 자 따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름이 중요한 사람들이 있었는지 졸부들은 족보를 사기 바빴고 결국 대충 우리나라 전체 족보가 잡혀갈 시점엔 양반이 태반이었다.
왕족 참 많은 나라다. 양반도 참 더럽게 많다. 대체 조선 시대에는 무슨 돈으로 이 나라가 돌아갔을까. 계급 사회는 모름지기 피라미드 형태여야 잘 굴러가는 법이다. 아랫것들이 많아야 사지 돌려가며 사방에서 돈을 퍼올 것 아닌가.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쌍놈 성이라는 것도 웃기는 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에 종들이 성씨를 가지고 있었기는 만무한 데다가 어느 멍청이가 알아서 천한 성씨를 골라잡는단 말인가. 만약 정말로 천한 성씨라는 게 있다면 그 많던 난리통 중 한 번만 기회를 잡아 성 갈아치울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을 터.
왕조가 바뀔 때마다 귀족들은 피갈이를 했다. 귀족이었던 놈은 천민이 되고 천민이었던 놈은 귀족이 되었다. 왕족은 성을 갈고 구석에 찌그러져 나무를 열심히 패야 했고 어쩌다가 칼 좀 휘두른 머슴은 벼슬 받고 개국 공신이 되었다.
조선 왕조가 끝나고 이제 대한민국이 되었다. 그럼 이제 또 피갈이를 해야할 때인가? 돈 있는 사람이 장땡인 시대다. 사람이 돈가방 보다는 무거운 이상 한두푼 차이난다고 양반 상놈 놀이를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복잡하게 줄줄 늘어놓지 말고 그만 정리를 할까 한다. 자신이 양반 성씨라고 거들먹거리는 사람이 애처롭게도 아직 너무 많다. 적어도 천민 성이라고 무시하는 사람은 꽤 된다. 이제 그만 주제파악 좀 하기 바란다. 그 핏줄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치고, 대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조상님이 진짜 양반인 사람이 그 중 대체 얼마나 된단 말인가?
성이 마씨든 고씨든 제발 신경 쓰지 말자. 인간이 돈보다 중요하다고 외쳐대는 주제에, 인간이 글자 한두자보다 못하다고 하고 싶지 않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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