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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일본에게 지다

난 10회 초를 시작한 직후까지 봤다.
왜냐면 강의 시간이 몇 분 밖에 안 남아서 달려야 했기 때문에.

9회의 그 득점을, 그 보이지도 않는 빠른 발을 본 사람은 아직도 그 흥분이 기억날 것이다.

이 경기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어줬다.
10회는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9회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이치로에게 점수를 빼앗기고 한국은 졌다.

이치로는 잘 친다. 대체 그 누가 부인할 수 있단 말인가.
성질 더럽고 나도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놈이지만 잘 하는데 더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하랴.

난 강의 도중 문자로 결과를 받고 아쉽다고 생각했다.
이길 수도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그런데 어이가 없는 말들이 있더라.

일본의 플레이가 더럽다고?
비매너의 극치?
이기기만 하면 다냐고?

심판의 오심은 늘 있는 거고 열심히 뛰다 보면 사고는 있을 수 있는 거다.
그래도 그걸 뭐라고 하는 건 그나마 이해가 간다.

정말 가관인 건 번트를 친 것이나 플레이 스타일을 잡고 늘어지는 것.

운동 경기에서는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누가 뭐라고 해도 부정할 수 없는 것.
다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서야 패싸움이나 다를 바가 없기에
운동은 규칙이란 걸 만든다.

규칙 안에서 이루어지는 행위가 조금이라도 승리에 가깝게 해준다면
당연히 해야하는 것 아닌가?

일본은 야구를 잘 한다.
개인적으로 판단하자면 우리나라보다도 조금 더 잘하는 것 같다.
그 실력차는 크지 않은 것 같지만.

우리나라가 이길 수도 있고 일본이 이길 수도 있는 거다.
스포츠는 그렇기에 재밌는 것 아니었나?
괜히 졌다고 이상한 꼬투리 잡지 말기 바란다.

한국 대표팀은 정말로 잘했다.
대체 왜 잘하는지 모르겠지만 진짜로 잘한다.
그래서 지난 WBC, 올림픽, 이번 WBC를 휩쓸었다.

그런 한국 대표팀이 실력 없는 원숭이들이 고작 치사한 짓 몇 번 했다고 무너졌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분명히 인정하자. 우리는 졌다.
그리고 그 시합에 오심이 있었을지언정 거품 물고 달려들만한 일은 분명히 없었다.
그리고 결승까지 나간 자랑스러운 우리 대표팀에게 감사하자.
2009/03/26 00:16 2009/03/26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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